기아 EV9 “역대급 할인 쏟아 부은 결과는?”

일단 좋은 소식부터 말하자면, 국내 시장에서 기아의 골칫덩이가 되어버린 전기 SUV EV9이 2024 북미 올해의 SUV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이 차량에 완성도에 대해 여러가지 좋지 않은 이야기들이 많았기 때문에 의외라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어찌 되었든 무척이나 경사스러운 결과인 것은 분명하며, 이를 통해 북미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길 응원한다.

이와 별개로 국내 시장에서 기아 EV9이 그동안 거둔 실적은 실망스러움 그 자체였다. 비싼 차값에 이은 판매 부진, 위험한 결함 발생에 따른 시장 인식 악화, 파격적인 임직원 차값 할인에 따른 일반 소비자들의 허탈감 논란, 연말 파격 프로모션에 따른 기존 오너들의 반발 등 출시 후 정말 힘든 시간들이었다. 이번 글에서는 기아 EV9 차량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역대 가장 비쌌던 국산 SUV? 어떤 차량인가?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기아 EV9의 기본 가격은 7,337만 원이며, 풀옵션을 넣을 경우 1억 원 정도다. 이 차량이 나왔을 당시만 하더라도 국산 SUV 역사상 가장 비싼 가격이었으나, 최근 공개된 제네시스 GV80 쿠페가 이 기록을 깨버려 지금은 국산SUV 중 2번째로 비싼 자동차라고 해야 할 듯하다.

현대 기아차 그룹의 전기차 플랫폼인 E-GMP가 적용된 첫번째 SUV라고 할 수 있다. 기아의 외관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의 적용을 통해 국내외 시장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미래지향적이면서도 남성적 매력이 돋보인다고 말할 수 있다.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전면부는 호랑이 얼굴을 미래적인 모습으로 형상화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가 적용되었으며, 디지털 패턴 라이팅 그릴이 장착 되어있다. 이를 통해 약간이긴 하지만 의사표현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울러 스타맵 시그니처 라이팅 DRL과 세로배열 헤드램프가 들어갔다.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기아 EV9이 가진 남성적인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측면부다. 박시한 실루엣을 갖고 있으며, 각진 펜더 조형을 통해 볼륨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헥사곤 스타일 유광블랙의 휠아치가 있어 단단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도어핸들은 오토 플러시 타입으로 되어있다.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후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을 역시 화려한 테일램프다. 이제 기아를 아우디 대신 램프회사로 불러도 될 정도다. 테일 게이트는 간결한 마감을 보여주며, 과감한 스타일의 범퍼가 장착되어 있다.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기아 EV9 실내는 나름 괜찮은 구성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지만 비싼 가격에 비해 조금 저렴해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K9과 비슷한 느낌의 4스포크를 가진 스티어링 휠이 장착되어 있다. 림의 위아래에 컷이 들어가 있다. 화면은 국내 최초 트리플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로 되어 있다. 스티어링 휠에 화면이 가려져 불편하다는 평도 있다는 점은 참고가 필요하다.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칼럼식 기어변속기가 채택되어 있으며, 듀얼 컬러 앰비언트 라이트의 적용을 통해 실내의 상하 조명을 독립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또한 14개 스피커로 구성된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 장착되어 있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만족할 만한 좋은 음질을 제공한다고 한다.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센터콘솔은 플로팅 타입이고, 덕분에 풍부한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1열 릴랙션 컴포트시트, 2열 독립식 스위블 시트 등을 선택할 수 있으며, 3열도 탑승할 만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기아 EV9에는 350kW급 초급속 충전까지 가능한 멀티충전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다만, 이 엄청난 속도를 일상에서 경험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점도 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상적인 상황에서 초급속 충전을 이용한다면 15분 만에 210km를 주행할 수 있는 전력을 채울 수 있으며, 10%에서 80%까지 24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고 한다. 아울러 2WD 19인치 휠 장착 모델 기준으로 완충 시 최대 501km의 거리를 갈 수 있다고 한다.

참고로 최초로 3단계 자율주행 시스템이 탑재된 모델이 될 뻔하였으나 결국 해당 시스템의 양산화 시기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물거품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래 EV9 상세 제원 및 기본 가격은 아래를 통해 확인하면 된다.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역사적 할인의 결과는?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기아 EV9은 대중브랜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기본가격 7,337만 원이라는 어마무시한 금액으로 책정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진입장벽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게다가 물렁한 서스펜션에 대해서도 호불호가 갈리고 있으며, 주행 중 동력 상실을 일으키는 소프트웨어 결함이 발생되는 등 글의 서두에도 말했던 것처럼 몇 가지 악재들의 여파까지 겹쳐서 23년 11월 월간 판매량이 375대까지 떨어졌다. 소비자들이 신차를 사지 않으니 재고가 계속해서 쌓이는 상황이었을 것이다. 이에 위기를 느낀 기아는 재고 물량에 대해 최대 2,600만 원에 달하는 할인을 제공했다. 국산 브랜드가 이렇게 큰 폭으로 할인 판매하는 것을 처음봤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일례로 5~6월에 생산된 에어트림 모델이 5천만 원 중반에 판매된 경우도 있다고 한다. 워낙 파격적인 프로모션이다 보니 재고가 빠른 속도로 소진된 것 같다. 그 결과 23년 12월에는 전달 대비 무려 616.8% 상승한 2,688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고 한다.

사진 출처: 기아자동차 공식 홈페이지

다만, 해당 실적은 재고 소진을 위한 파격 프로모션이라는 극약처방에 따른 일시적 효과에 불과하다. 이제 소비자들에게는 ‘5~6천만 원에 살 수 있는 차량이 기아 EV9’이라는 인식이 박혀버렸다. 아마 원래의 가격으로 되돌릴 경우 구매 수요는 더욱 떨어지게 될 것이라 예상한다. 게다가 이번 사태로 인해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도 많이 떨어졌을 듯하다. 이로 인한 후광은 당장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조금씩 쌓이게 되므로 훗날 제조사에게 상당한 부담감을 안겨줄 수도 있다고 본다.

과연 기아 EV9으로 인한 여러 악재가 겹쳐 있는 상황에서 기아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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